제목 | [여성신문] 10대의 연애와 성 고민, 언제까지 SNS서만 풀어야 하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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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1-22 | 조회 | 10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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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쩍 는 10대 여성들의 말하기 속
부쩍 늘어난 10대 여성들의 말하기 속, 성적 자기결정권과 성평등 교육에 대한 요구도 눈에 띈다. “솔직한 분위기에서 섹스를 말하고 싶다”(서울 E여고 이모 양) “섹스란 단어를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사회가 문제”(서울 E여고 송모 양)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는 폐지돼야 한다. 여중생이 이런 얘길 하는 건 문란한 일이 아니다”(서울 G중 최모 양) “동성애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성소수자가 존재하며 이들은 어디에나 있다고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서울 D고 이모 양) 지난해 11월 서울시교육청 주최 성평등 교육정책 1차 토론회는 10대들의 갈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실제로 여학생들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성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남학생보다 높다. 여학생의 약 60는 “성평등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고, 41는 “성 소수자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남학생은 각각 약 33와 26). 김애라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11월 25일 서울시교육청 주최 성평등 교육정책 1차 토론회에서 발표한 ‘학생의 성 권리 인식 및 경험 실태조사’ 결과다. 지난해 하반기 주목받은 #우리에겐_페미니스트_선생님이_필요합니다 해시태그 운동에도 많은 10대 여성들이 동참했다.
10대 페미니스트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우회 ‘열, 길’은 “페미니스트로 학내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는 10대 여성들의 네트워크”를 표방한다. 1기 활동가들은 지난해 말까지 학교에선 가르쳐주지 않는 현실적인 성교육, 여성인권 이슈에 대한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 혐오표현이 담긴 교과서와 교사들의 성차별적 발언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액션, 10대 페미니스트 필리버스터 등도 벌였다. 올해 열, 길 2기가 꾸려져 새로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학생들이 갈증을 호소하는 동안 공교육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성평등 교육 도입과 확대를 위한 여러 정책이 추진됐지만, 명칭을 둘러싼 보수 세력의 반발 등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정규 교육에서 성적 지향·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게 다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 김애라 이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권의식이 높아지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통로가 다양해지면서, 성 권리와 성적 지향·성 정체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반해 학교 교육이 제공하는 정보나 교육이 거의 없다시피 하므로, 학생들은 디지털 정보와 학교 밖 커뮤니티에 더욱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위·효율 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바꾸자는 제언도 있다. ‘치이즈’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지난달 8일 서울시교육청 주최 성평등 교육정책 3차 토론회에서 “연대와 평등, 여유와 평화 등 ‘여성적 가치’를 학교에서 실천하자”고 제언했다. “과도한 경쟁에 제동을 걸고, 학생들의 등급을 매겨서 성적으로만 평가하지 않는 등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여학생들의 차별·혐오에 대한 문제 제기가 광장에서만이 아닌 학교 안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들이 자신의 권위를 내려놓고 소수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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