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여성신문] 유엔 창설 72년만에 처음 고위직 성평등 실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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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2-02 | 조회 | 9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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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구 수장, 지역 담당관 등
고위직 44명 중 여성 23명 과반수
취임 시 성평등 결의했던 구테흐스
"여성 최고위직 위한 정책 만들겠다"
▲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오른쪽)과 아미나 모하메드 사무부총장. ©UN Photo/Mark Garten
지난 해 1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 안토니오 구테흐스는 취임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유엔 조직 내의 성평등을 실현하겠다”는 결의를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1년 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 창립 72년 역사에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하며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처음으로 여성이 고위직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유엔 조직을 만들어낸 것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최근 나미비아 출신의 비엔스 가와나스를 아프리카 담당 특별 고문(Special Adviser on Africa)로 임명하면서 “이번 인사로 유엔은 44명 고위관리직의 완전한 성평등을 이뤄냈다”고 발표했다.
유엔의 고위관리직(Senior Management Group)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과 유엔 기구의 사무총장 및 사무부총장, 유엔 평화유지국이나 인도적지원조정실 등 주요 업무국의 수장, 유엔 지역 담당관 등을 포함하는 조직으로 정기적인 고위급 회의를 통해 유엔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 개발을 논하는 리더들을 의미한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 재임 때인 2015년 유엔의 고위관리직 중 여성의 비율은 총 42명 중 16명으로 약 38였다. 2016년 가을 구테흐스 사무총장 당선 이후 첫 인사에서 아미나 모하메드 사무부총장 등 2명의 여성 고위직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고위직 45명 중 32명이 남성이었다. 그리고 이번 인사 발령을 통해 44명 중 여성이 23명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과반수를 넘어서게 됐다. 유엔이 처음 성평등 조직에 대한 결의를 발표한 지 18년만의 일이다.
최초의 여성 유엔 사무총장을 기대했던 세계 여성들의 실망감을 안고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구테흐스는 이런 분위기를 인지하고 취임연설에서 양성평등을 유엔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결의를 표한 바 있다. 또한 지난 해 9월 ‘성평등을 위한 범조직 전략’을 발표하며 유엔 의 성평등 추진을 위한 노력을 전개하기도 했다. 얼마 전 발표된 페미니스트 유엔 캠페인의 구테흐스 임기 첫해 성평등 평가에서 평균 C를 받았지만 그 중에서도 여성 리더십 활용은 가장 높은 B의 점수를 받은 바 있다.
▲ 유엔 조직 내 직급 별 남녀 비율. 유엔 조직 내 여성 비율은 직급이 올라감에 따라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P-2에서 P-5로 올라가는 동안 급격한 감소율을 보인다. 이를 통해 유엔 조직 내 여성들이 중간관리자급으로부터의 승진에서 장벽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UG는 '등급외'의 고위직을 의미. ©UN DISPATCH
이번 고위직 성평등 실현은 유엔의 양성평등 의식 발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의 유엔에 대한 희망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유엔 디스패치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유엔 기구의 사무부총장, 특사 및 여타 톱 리더직의 70가 남성이며 평화유지를 담당 부서의 수장들 중 여성은 10년 전 2였던 것과 비교하면 수직상승을 했지만 여전히 25에 불과하다. 직급별 남녀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은 중간관리급에서 높은 비율을 보이지만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여성 리더십 활용의지는 아직 굳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8일 아프리카 방문 시 고위급 조찬 회의에서 “성평등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어젠더 실현을 위해 필수적이며 고위직에 더 많은 여성이 진출함으로서 전략수립과 의사결정에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양성평등은 긴 여정이며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면서 “여성들이 최고위직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현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으며 이는 여성 임명뿐만 아니라 직장 내 성폭력과 승진 기준에서의 편견을 없애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의 정책으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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