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여성신문] 쇼트트랙 전설 진선유 “스포츠계 여성 지도자 더 많아져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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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2-12 | 조회 | 99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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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쇼트트랙 여성 지도자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진선유 단국대 빙상코치, 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는 6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KT 올레 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진 코치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에서 한국 최초로 동계올림픽 3관왕에 오른 선수다.
진 코치는 이날 ‘스포츠와 양성평등’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성 선수로서 남성 선수들과 동일한 훈련을 받으며 힘들었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 청중의 공감을 샀다. 특별히 현재 후배를 양성하는 여성 코치로서 스포츠 계의 낮은 여성 지도자 비율을 지적하기도 했다.
진 코치는 먼저 “쇼트트랙은 1992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을 때부터 여성과 남성이 모두 출전 가능했다”며 “김기훈, 전이경 선배가 금메달을 따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진 코치는 “쇼트트랙 남녀 선수의 비율은 절반에 가깝지만 아직도 여성 지도자는 부족하다”며 “현재 쇼트트랙 국가대표 팀만 해도 감독, 코치, 트레이너, 비디오 감독관 등 여러 명이 있지만 여성은 비디오감독관 단 한 명으로 알고 있다. 제가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대표 팀에 여성 지도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진 코치는 “여성 지도자들은 단순하게 넘길 수 있는 부분도 선수들이 마음을 열 수 있게끔 충분한 대화를 시도한다. 그런 선수들은 계속해서 마음을 열기 때문에 소통 부분에서도 더 유리하다”며 “트레이너의 경우에는 신체접촉과 같은 민감한 부분이 있어 더욱 여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 코치는 만 17세의 나이로 올림픽 무대에 올라 금메달을 땄다. 쇼트트랙의 전설이라 불리며 선수시절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1000, 1500, 3000미터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한국 여자 쇼트트랙 선수 최초 올림픽 3관왕을 달성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활약하던 그였지만 선수로서 힘들고 지칠 때가 없는 건 아니었다. 남자 선수들과 엄연히 신체 구조가 다르고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이해를 받아야 하는 부분에서도 “운동선수니까 참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진 코치는 “대표 팀에서 남자 선수들과 훈련할 때는 체력적인 부분이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많은 꾸중을 들었다”며 “불편한 부분이 있었지만 당시 남자 지도자 분들만 있었기에 이해를 받기 더 어렵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여성으로서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 코치가 어렸을 때만 해도 여성은 강한 스포츠보단 보기에 아름다운 종목을 권유받곤 했다. 진 코치도 피겨 스케이팅을 배우기 위해 빙상 경기장을 처음 찾았다. 그는 “여자 아이다 보니 어머니께서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치시려고 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저는 쇼트트랙이 더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역설적으로 오히려 여성과 남성의 실력을 구분짓지 않는 것이 성장동력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꼭 여성이라기에 힘들었다기보다는 워낙 훈련, 연습량이 많아 운동선수 자체로 힘들 때가 많았다”며 “오히려 남자들과 훈련한 게 실력 향상 면에선 좋았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힘든 훈련을 반복하다 보니 어차피 할 것 ‘최선을 다하자’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겼습니다.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성별에 굴하지 않는 마인드가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선수 개인마다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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